1913년 9월 13일부터 1914년 2월 28일까지 수원에 주둔했던 일본군 병사의 일지가 공개됐다. 이 일지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군사적 억압과 일상을 생생히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근대기록문화조사사업을 통해 이 병영일지를 발굴하고 디지털화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조선주차군 병사 병영일기 표지
조선주차군은 1910년 일제 강점 이후 조선 내 군사적 통제를 강화하고 항일 운동을 억압하기 위해 조직된 일본군이다. 이들은 조선인들에게 큰 고통을 안겼으며, 이는 3·1운동과 같은 저항 운동의 배경이 됐다. 1913년은 의병장 노병직이 체포되고, 독립의군부 사건의 판결이 이루어지는 등 조선 전역에서 의병 활동이 활발했던 시기다.
이번에 발굴된 병영일지는 병영 내 생활, 교육, 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당시 일본군의 군사 교육 커리큘럼과 훈련 장소, 이동 경로, 야영 방법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1913년 12월 28일자 내용
특히 1913년 10월 21일에는 탄약고에서 실탄 120발을 수령한 후 과천 방향의 적을 수색했다는 내용이 있으며, 12월 28일에는 수원 읍내에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는 기록을 통해 수원지역 최초 전기보급 일시를 알 수 있다.
이 일지는 일본의 식민지 통치하 조선의 군사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조선주차군이 수원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며 조선인들의 항일 투쟁을 억압했던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일제강점기 역사 연구 및 교육 자료로서 큰 의미를 지니며,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관계를 조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번 일지와 같은 중요 근대 기록자료의 발굴을 통해 우리의 근현대 일상과 삶을 복원하고,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시대를 증언하는 중요 기록유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은 일제강점기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며, 당시 조선주차군의 활동을 통해 일제강제 점령의 현실을 생생히 복원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