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사고, 동료의 자살,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직업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노동자가 늘고 있지만 직업트라우마센터는 심리상담과 병원 연계 외에 사후관리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업트라우마센터의 상담을 받은 사람이 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승인받았는지 여부도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아 직업트라우마센터의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득구 의원
직업트라우마 상담 및 고위험군 분류 인원 가파르게 증가.
올해 8월까지 이미 지난해 연간 인원 넘어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경기 안양만안)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직업트라우마센터 심리상담 인원은 3,105명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상담인원 2,73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마찬가지로 상담 결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인원도 올해 들어서만 790명으로 지난해 연간 인원 775명을 넘어섰다.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상담 인원은 총 9,777명으로 연도별로는
△2022년 1,682명
△2023년 2,260명
△2024년 2,730명
△2025년 8월 3,105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상담 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인원은 2,328명으로
△2022년 545명
△2023년 218명
△2024년 775명
△2025년 8월 790명으로, 지난해와 올해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유형별 심리상담 지원 실적을 보면,
△사망 및 사고 47%
△직장 내 괴롭힘 26%
△자살 6%
△고객의 폭언 및 폭행 4%
△성희롱 및 성폭력 3% 등의 순이었다.

정신질환 산재 승인 중 직업트라우마센터 이용이 확인된 사례는 52건.
7건은 재해 발생은 물론 산재 승인 후 1년이 지나서야 심리상담 시작
심리상담과 고위험군 인원이 늘고 있는데도 직업트라우마센터는 센터에서 심리상담을 받은 후에 정신질환으로 산재로 승인받거나, 반대로 산재 신청 또는 승인 후에 심리상담을 받는 인원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강득구 의원의 요구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뒤늦게 파악한 결과, 2023년 이후 정신질환으로 산재 승인된 자의 직업트라우마센터 이용 사례는 모두 52건이 확인됐다.
이 중에서 산재 승인 사유와 직업트라우마센터 상담 사유가 달랐던 7명을 제외한 45명의 재해 발생 시기와 상담 시기를 비교해 봤다.

재해 발생 이전 또는 비슷한 시점에 심리상담을 시작한 경우는 7건에 불과했고, 10건은 재해 발생과 심리상담 시작 시점이 비슷했다. 그리고 재해 발생 후 1개월에서 1년 사이에 상담이 시작된 경우는 15건, 재해 발생 후 1년 이상이 지나서 상담이 시작된 경우는 13건이었다. 그 중에서도 7건은 재해 발생은 물론 산재 승인 이후에도 1년 이상 지나서야 상담이 시작됐다. 특히 재해 발생 6년 11개월, 산재 승인 3년 7개월 후에야 심리상담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
이에 강득구 의원은 “트라우마는 시간과의 싸움인데, 지연된 상담은 방치나 다름없다”, “정신질환 산재 신청과 직업트라우마센터 상담 연계를 의무화해서 심리상담이 조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인한 산재 승인 350명, 자살도 2명.
직업트라우마센터는 단순 상담 외에 기본적인 현황도 파악하고 있지 않아
근로복지공단의 정신질환 산재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정신질병으로 산재 승인된 사람은 2,477명, 이 중에서 350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로 승인을 받았다. 여기에는 자살 이후에 유족으로부터 산재 신청 후 승인된 2건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직업트라우마센터는 직업트라우마에 의한 자살 여부를 확인할 공식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강득구 의원은 “상담 인원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직업트라우마센터 운영은 안일하다”, “직업트라우마센터 기능을 확대하고 내실화해서 단순 상담만이 아니라, 실태조사와 예방 등 종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