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시내 여학교에서는 급식을 다 먹지 않고 버리는 학생들이 많다. 그 이유는 당연히 먹기 싫은 이유 때문일 것이고, 일부에서는 무료로 주니까 그런 것이라고도 말한다. 후자는 급식의 비용을 자신들이 직접 부담하게 되면 지금처럼 함부로 음식을 버리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산 명문고등학교의 임준희 교장은 "급식이 문제가 많다. 잔반이 많이 남는다. 여학교에서는 특히 메뉴가마음에 들지않는 경우에는반도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무료급식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이 버려지면 거액의 예산이 낭비된다."라며 무료급식의 문제도 점검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임준희 교장은 "우리 학교는 잔반 남기지 않기를 하고 있어 타 학교에 비해 월등히 음식물 쓰레기가 적다."라며 문명고의 교사들이 잔반을 남기지 않기 위한 급식지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경산시 명문고등학교 임준희 교장
실제로는 학교급식의 잔반이 폭발하는 이유는 영양기준의 함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학교급식은 법으로 정해진 영양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과 비타민·무기질의 최소 함량까지 촘촘히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준이 성장기 학생의 실제 필요와 맞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어 오고 있다. 어른과 성장기 아이의 영양은 달라야 하나 똑같이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다. 다 큰 어른은 효율을 높이는 채소·나물이 중심이어야 하지만, 근육과 뼈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은 그 재료인 단백질이 훨씬 더 필요하다.
실제 안동 시내 B 여중의 학생들은 "고기를 더 많이 주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고, A 여고의 학생들도 대부분이 "지금의 급식에서 고기 종류를 더 늘려달라"라고 주문했다.
학생들은 고기를 편식하는 게 아니라 몸이 고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원하는 고기를 늘리고 싶어도, 단백질 제한(7~20%)에 묶여 더 줄 수 없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건 학생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는 채소와 나물이다. 학생들은 "나물이 너무 많아요. 떡볶이나 고기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불고기 같은 거요."라고 말했다.
B 여중 교사는 "아이들이 급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급식을 남기고, 옆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먹고 싶은 것을 사 먹는다. 하지만 학생들 모두가 좋아하는 급식을 편성할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학교와 교육청의 평가 시스템은 학생이 실제로 먹었는지보다는 식단표와 영양분석표가 맞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잔반은 어찌어찌 넘어갈 수 있지만, '영양기준 위반' 기록은 남게 되어 징계로 이어지기때문이다.
식단이 부실하니 급식 예산을 늘리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단백질 비율 상한선 때문에 고기 구매량은 여전히 늘릴 수 없고, 결국 예산은 또다시 채소·나물·과일 구매를 할 수밖에 없어진다고 한다.
학교급식의 잔반을 줄이기 위해서는 '영양기준을 수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잔반은 잘못 설계된 영양기준이 문제라는 주장이 많은 것은 급식실을 방문해서 직접 확인해보 면 알 수 있다.
학교급식에서는 영양사들이 음식을 직접 퍼 주는 '배식'의 방법이 있고, 학생들이 직접 덜어 먹는 '자율배식'의 방법이 있다. 먹고 싶은 것을 직접 고르는 '자율배식'을 원하는 학생들도 있으나 학교 측에서는 "자율배식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주로 원하는 고기 종류는 금방 동이 난다. 지금도 나물 종류는 잔반 통으로 버려지는데 자율배식을 하게 되면 음식의 양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학생들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배식'이 시간도 많이 절약되고 편하다."라고 말해 자율배식이 선택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급식 대신에 다시 도시락을 싸는 게 어떻겠냐는 물음에 학부모들은 기겁을 하고 안된다고 말했다. 도시락을 싸게 되면 친구들과 반찬을 비교하는 등의 문제와 엄마들의 일거리가 많아져 너무 불편해질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안동의 A 여고 급식시간>
한편, 공주시 등 여러 곳에서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시에서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직영 전환으로 기존 위탁 기관 운영비를 전액 식품비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급식에 대한 예산이 고민거리가 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잔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또한 크게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