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강릉시를 재난 사태로 몰고 간 가뭄은 단순히 비가 오지 않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한국농어촌공사의 총체적 부실이 낳은 '인재(人災)'였음이 드러났다.

공사가 25년간 3,194억 원을 투입해온 '스마트 물 관리' 사업이 정작 가뭄 예측이라는 핵심 기능조차 없어 위기 상황에서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01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93개 지사를 대상으로 '농업용수관리자동화사업(TM/TC)'을 추진해왔다. 공사는 수년간 ICT 기반의 '스마트 물 관리'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며 네팔, 태국 등 해외 수출까지 홍보해왔다.
하지만 강릉 가뭄 사태 당시 해당 시스템의 가뭄 예측 경보 및 단계별 조치 내역을 요청한 결과, 공사로부터 '해당 기능은 없음'이라는 공식 답변이 돌아왔다.
평년 대비 저수율 변화를 감시하고 경보를 발령하는 기본적인 기능조차 없는 시스템을 '스마트'라고 홍보해온 것이다.
사업의 실효성은 처참한 수준이다.
전국 11,504곳의 저수지와 양수장 중 수위를 원격으로 확인하는 자동계측 장비 보급률은 29%에 불과했다. 수문이나 펌프를 원격으로 조작하는 제어 장비 보급률은 고작 10%에 그쳤다. 이는 공사가 관리하는 시설 10곳 중 7곳은 직원이 직접 현장에 가야 수위를 확인할 수 있고, 10곳 중 9곳은 현장에서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릉시 전체 생활용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1.5%까지 떨어지는 동안 공사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간이양수장 급조'뿐이었다. 수천억 원을 들인 시스템이 재난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경태의원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저수지 수위조차 원격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라며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스마트 물 관리'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함께 향후 개선방안을 국회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2025년 10월 17일
국회의원 조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