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함양시장의 강분숙(83) 금강상회 대표는 오는 4월 2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함양공설운동장에서 ‘함양군민 보은잔치’ 행사를 연다.
함양군민들을 초대해 직접 장만한 음식을 대접하며 그동안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보답한다는 의미다. 지역 가수들과 색소폰, 하모니카 공연 등 여러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강 대표는 지곡면에서 8남매 중 넷째딸로 태어나 21살에 농부와 결혼했다. 농사로는 녹록지 않은 살림에 삯바느질을 시작했고, 한복 장사에도 발을 들였다. 5일장을 누비며 장사와 바느질을 병행하는 고생 끝에 마침내 내집 장만도 하게 됐다.
그러다 학비 부담으로 꿈을 접는 아이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추운 겨울이면 보육원 아이들을 생각하며 남몰래 이불을 기증하기도 했다. 또 1988년부터 국제결혼을 주선하며 30~40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착도 도왔다. 신랑·신부를 위해 주례도 서주고, 아기를 낳으면 반지나 포대기를 챙겨주는 등 가족처럼 돌봤다.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강 대표는 60대에 들어서야 검정고시로 초등부터 고입 과정까지 통과했다. 또 어려운 이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해 군의원 선거에도 출마하는 등 봉사와 베푸는 삶으로 받은 은혜에 보답하려는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 강 대표는 단순한 한끼 식사를 넘어 지난 삶의 여정에서 배운 교훈과 보은의 마음을 따뜻한 온기로 전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강 대표가 시장에서 베풀어온 정을 기억하는 지인과 오랜 단골손님들도 이번 행사 소식을 듣고 기꺼이 돕겠다고 나섰다.
강분순 대표
강 대표는 이번 행사에 대해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나를 믿고 도와주신 함양사람들 덕분”이라며 “보은해야겠단 생각을 10년 전부터 해왔지만, 경제적 여건과 건강 문제 때문에 미뤄왔다. 이걸 못하고 세상을 떠나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정성들여 만든 음식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